이력서는 재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이 가장 먼저 준비하는 구직 서류 중 하나입니다.
컨설팅 과정에서 15 페이지가 넘는 이력서를 본 적도 있습니다.
구직자들은 자신의 모든 경력 사항을 이력서에 다 넣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력의 일부라도 빠지면 취업 과정에서 혹시라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전혀 영향이 없습니다.)
저는 가끔 후배 재취업 컨설턴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이력서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대부분 후배들은 이 질문에 대답은 고사하고 질문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평소에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력서는 구직활동에 필수적인 문서이기 때문에 어떻게 잘 쓸 것인가만을 고민합니다.
즉, 이력서 자체의 본질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구직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사람인 또는 잡코리아와 같은 취업 포털에서 채용 정보를 찾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지원하는 구직방법은 성공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약 5% 정도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30번, 50번 지원했는데 면접 전화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력서의 치명적인 단점은 이력서에 들어 가는 모든 내용은 ‘과거’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잘 쓴 이력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지원자에 대해 무엇을 궁금해할까요? 회사는 지원자의 미래를 궁금해합니다.
즉 우리가 홍길동이라는 사람을 채용했을 때 ‘회사가 기대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인가?’를 궁금해한다는 것입니다.
서류 전형 담당자는 제출 받은 이력서의 내용을 살피면서 회사가 기대하는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인지를 1차로 판단합니다.
또한 모든 지원자의 이력서를 읽어야 합니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품이 많이 드는 노동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담당자가 지원자의 경력 사항을 100% 지원자의 작성 의도대로 인식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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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가명, 남자, 52세)님은 중소 제조업체에서 재무관리 이사로 근무하다 퇴직을 했습니다.
혼자서 구직활동을 하는 것 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집에서 가까운 공공 취업기관에 등록을 했습니다.
이력서 작성 방법,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 면접 노하우 등 재취업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 후에 1:1 상담을 받으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완성했습니다.
3개월 정도 구직활동을 한 뒤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업 기관 상담사 조안대로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면접 기회조차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구직 방법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 이력서를 본인 생각대로 수정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자신이 없어 상담사에게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력서 이렇게 쓰는 것 아닙니다!’라는 핀잔만 들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를 만났습니다. 경력을 들어 보니 중소기업 재무 관리 전문가였습니다.
현재 중소기업 재무관리의 문제점, 개선 방법, 재무관리 비전 등에 대해 본인만의 뚜렷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제가 김동국님께 제안을 했습니다.
“이력서가 아니라, 제안서를 한 번 써 보시지요.”
김동국님은 처음에 제 제안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추가 설명을 했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구직자가 줄 수 있을 때 취업이 성공한다. 중소기업 재무관리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잘 알고 계시니, 기업에게 내가 재무관리 문제를 이렇게 해결해 주겠다는 제안서를 보내는 것이 더 성공 확률이 높은 구직 방법이다.
김동국님은 제 말을 바로 알아듣고 2 페이지 제안서를 작성했습니다. 여기에서는 제안서 제목과 목차만 소개하겠습니다.
제목: 재무관리 개선 방안 제안
▪ 중소기업 재무관리 현실과 문제점
▪ 재무관리 핵심 역량
▪ 직무수행 목표
▪ 직무수행 결과
▪ 경력요약
▪ 지원동기 및 기여방안
2주일 뒤에 전화가 왔습니다. 중소기업 재무관리 임원을 취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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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님 사례에서 재취업 성공 노하우 2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취업은 구직활동을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구직자가 제공할 수 있을 때 성공한다는 취업 성공에 대한 새로운 인식입니다.
이 인식이 있어야 이력서에 어떤 경력사항을 강조할지, 자기소개서는 어떤 내용으로 채워야 할지, 면접에서 어떤 강점과 기여 가치를 강조할지가 결정됩니다. 이렇게만 구직활동을 해도 취업 성공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둘째, 구직자가 먼저 회사에 어떤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합니다. (경우에 따라 추가로 경력기술서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구직자가 김동국 님처럼 제안서를 추가로 제출하는 적극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기업이 궁금해하는 것은 지원자의 미래입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제안서가 지원자의 미래를 보여주기 훨씬 더 용이합니다.
취업 성공률은 자연스럽게 올라 갑니다. 구직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덤입니다.
필진 : 간호재 대표컨설턴트